삼국지의 기록을 보면 척관법을 사용하는데 이에 따라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바로 알아야할 사실은 과거의 이런 단위들(비단 중국 뿐 아니라 서양의 큐빗, 피트, 야드 단위도)이

고정적인 표준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대개 이런 단위들의 기준은 왕의 그것에 맞추어졌으며 시대 상황이

요구하는 필요에 따라 수정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1feet는 발길이였으며 즉위한 왕의 발크기에 따라 정해졌고
 1yard는 팔을 쭉 펼쳐서 코끝부터 한팔의 끝(보통 오른손 중지)까지 잰 길이로 정해졌다.
 당연히 시대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현재 공인(이 말은 어폐가 조금 있다)된 척관법에서 1척은 30.3cm지만 원래 1척의 정의는

한 뼘(엄지부터 중지까지 쫙 펼친) 길이였으며 과거에는 18cm 정도로 시작하였다.

삼국지의 무대가 되는 후한 말기에는 23.5 ~ 24cm 가량으로 사용되었으며 이 길이는 후대로 갈수록

길어져서 현재에 이르렀다.



1장은 또한 주 왕실 시절에는 8척을 한 단위로 하여 이루어졌지만
 
최소한 원말명초대에는 10척을 한 단위로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크나큰 시대적 간격이 있음을 양해해달라(아마추어라는 말로 변명을 삼겠다).

정사 삼국지에서는 안타깝게도 시대상을 반영하는 정보들이 부족하여 당대의 생활을 알아보기 어려우나

후대에 씌여진 삼국지 주(배송지)나 삼국연의(나관중)에서 각종 무기들을 표현할 때 이를 미루어 추측할 수 있다.
(장비의 장팔사모는 1장 8척으로 표현되며, 만약 1장이 8척으로 유지되었다면 2장으로 표현했을 것이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정사에서는 이러한 언급이 거의 되어있지 않으며 관장마황조전에서도 물론 표기되어 있지 않다)


1치는 물론 1/10척으로 꾸준히 유지되어왔다.


이에 따라 이제 삼국지를 볼 때 영웅들의 신장을 오해하는 일은 없어지리라 본다.

조조가 7척이 못 되었다고 하는 키는 168cm가 안됐다는 소리고 유비가 7척 5치였다는 것은 180cm였다는 소리며

9척의 키는 211 ~ 216cm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여기서도 하나 더 생각해야할 것은, 이러한 기록들은 당대에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거나 기록이 오래 남는 시대도 아니었기 때문에 대개 근사치라는 사실이다.
(일단 삼국지주가 쓰여진 송대만 하더라도 1척은 이미 후한 시대보다 많이 길어졌다)

9척의 키를 가졌다고 나오는 대개의 장수들은 꽤 덩치가 컸다고 이해하면 되며, 나머지 키의 경우도

눈대중으로 보아 대충 그 정도였겠거니 하고 기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어떤 경우에는 기록 상에 차이도 보여, 대충 정해둔 티가 나는 것들도 있다)




글을 다 쓰고 올린 지 하루가 되었는데 '근'에 대한 내용을 빼먹었더라.

다른 글에 포함하여 올리려고 하였으나 구상을 하는 도중 도저히 이 내용이 들어갈만한 분류가 보이지 않더라.

하여 수정한다.

1근에 대한 오해도 상당하여 요즘조차 1근을 고기 무게로 하여 600g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나 실제로

쇠 등의 금속에서 사용되는 1근은 400g을 기준으로 한다. 이미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당연히 이 무게가

한대에서도 그대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근이라는 단위 또한 지속적으로 무거워져 왔으며 다른 도량형보다는

오랜 시간 크게 변하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
(금속이나 고기의 산출량이 갑자기 증대된 것은 역사상으로 보아도 근대의 일이다)

물론 별 의미는 없을 정도로 근대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을 갖고 왔지만...



후한 대에 1근의 무게는 대략 200g 내외, 250g은 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요즘으로 미루어보아 고기 무게는 또한 별도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확실치는 않다)

공식(?) 기록 상 가장 무거운 무게로 알려진 관우의 청룡언월도는 82근, 16.4 ~ 20.5 kg의 무게 정도였다고

생각하면 되리라. 물론 이 정도만 되어도 들고 휘두른다는 것이 어처구니 없을 만큼으로 느껴지지만,

청룡도는 양손도검이며 중병기는 대개 도나 극의 형태를 띠지만, 이것은 무기 편에서 따로 자세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사용할 수 있는 무기란 얘기...
Posted by OOJJ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