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열전- 은 한 마디로 잡탕 게임이다. 많은 게임의 내용이 뒤섞여 있으며 시뮬레이션의 성격이 강하다.

턴 방식 진행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반-실시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듯 하다.

기획 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바로 '현실성'이다. 플레이어와 게임 세계를 동화시켜 현실감 있는 배경이 되게끔 여러 장치를 두어 노력했다.



1. 진행 방식

싱글/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며 장수 플레이를 기본으로 한다. 각종 장르의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에 가장 비슷한 장르를

고르라고 한다면 MMORPG 삼국지를 울티마 온라인처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다.

1턴은 전략 턴(30초~무제한) / 실행 턴(2분)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전략 턴에 장수의 행동을 정하고 실행 턴이 되면

동시에 결과가 진행된다. 삼국지6의 그것과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확장되어 있다.

실행 턴에는 모든 플레이어(컴퓨터 포함)의 행동이 종료되면 2분을 다 채우지 않더라도 자동 종료된다.

물론 군주나 태수처럼 지휘권을 가진 장수는 다른 장수에게도 임무를 명령할 수 있는데 기존 시리즈처럼 수행하지는 않는다.

이와 관련해서는 다른 글에서 설명할 기회가 있다.

또한 1인칭 시점 개념이 도입되어 플레이어가 군주라고 해도 모든 것을 제어할 수는 없다. 심지어 전투에 출전해도 자신의 부대가 아니면 직접 조종할 수 없다!(간접 조종은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삼국지 열전은 필연적으로 좋은 인공지능을 갖추어야 했으며 플레이어의 의도를 각 말단부(?)까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고 있다.



2. 게임 종료 조건

각 지위에 따른 승리 조건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패배 조건 또한 다양하고 플레이 장수가 죽으면 기존 시리즈처럼

다른 장수를 선택하여 연속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끝나게 된다. 이는 나중에 설정을 두어 조절할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하고 있다.



3. 멀티 플레이

멀티 플레이를 할 때는 장수의 이름과 이미지만을 선택하고 랜덤한 능력치로 시작하는(타입은 결정할 수 있다) 랜덤 플레이를 지원한다.

삼국지 열전은 장수의 능력치가 은폐되어 있기 때문에 에디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누가 얼마만큼의 능력치인지 알지 못하므로

랜덤 장수의 시작은 그 특성의 극대화가 된다. 물론 밸런스 파괴 같은 것은 없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능력치 차이를 대처할 수 있으므로

관건은 자신의 능력 파악과 가능한 승리 조건을 노리는 전략적 감각이다.



4. 현실성 장치

모든 장수는 어떠한 '판단 기준'을 내재하고 있다. 예를 들면, 관우는 병사 훈련도에 대해 보병80, 극병40, 창병40의 기준 수치를 갖고 있고 장비는 보병70, 극병40, 창병90의 수치를 갖고 있다.
(실제 수치와는 같지 않고 그냥 예제일 뿐이다)

어떤 병사(또는 부대)의 훈련도가 보병75, 극병50, 창병50이라고 해보자.

이때 관우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볼 때 그 대상은 보병 B급, 극병 A급, 창병 A급으로 나올 것이고
 
장비를 플레이하는 유저에게는 보병 A급, 극병 A급, 창병 C급으로 보일 것이다.

만약 관우와 장비가 AI라면, 군주인 유저에게 "진언"을 할 때 저 판단을 참고하므로 아마 둘의 의견은 엇갈리게 제시될 것이다.

당연히 관우는 보병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할 것이고 장비는 창병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판단은 알아서...

물론 저 내재된 판단 기준은 공개된 수치가 아니므로 누가 어떤 수치가 더 높은지는 알 도리가 없다.

만약 군주인 유비가 관우처럼 보병80, 극병40, 창병40의 기준을 갖고 있다면, 아마 장비보다는 관우 말을 뽑을 가능성이 더 크지 않겠는가?

유비가 플레이어라도 자기 눈에도 관우처럼 보일테니 말이다.


이런 장치를 보조하는 것이 바로 "평가" 제도다. 평소 유비는 관우를 "보병A, 극병B, 창병B"로, 장비를 "보병A, 극병B, 창병A"로 평가했다고 하자.

그럼 이때 유비는 위의 정보에 기초하여 창병 훈련이 부족하다고 진언하는 장비 말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물론 이 평가도 실제 수치와는 무관하고 어떤 장수 A가 B를 평가하는 기준에 따라 하는 말에 불과하다.

만약 자부심이 높은 장수라면 자신의 능력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할 것이고 사이가 나쁜 장수가 있다면 그놈의 능력을

더 까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도 장수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공사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장수라면

자신의 감정에 따라 다른 장수를 깎아내리는 일은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즉, 결론적으로 유저는 현실의 우리처럼 장수의 내부 수치가 아니라 "각 장수들이 지각한 내용"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또 다음 기회에 올리도록 하겠다.

Posted by OOJJRS
,